퉁퉁 붓고 굽히기 힘든 무릎...'물 빼면 더 찬다'는 말 사실일까(2026.07.22 - 세계비즈)


퉁퉁 붓고 굽히기 힘든 무릎…‘물 빼면 더 찬다’는 말 사실일까

입력 2026-07-22 10:08:23 수정 2026-07-22 10:08:22



운동이나 야외활동을 마친 뒤 무릎이 붓고 뻐근해지는 경우가 있다. 평소보다 무릎 둘레가 두꺼워지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무릎을 굽힐 때 꽉 막힌 듯한 압박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무릎에 물이 찬’ 상태일 수 있다.

 

무릎에 물이 찼다는 것은 관절 안이나 주변에 액체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고인 상태를 뜻한다. 의학적으로는 ‘관절삼출’이라고 부른다. 외상이나 과사용뿐 아니라 반월상연골판·십자인대 손상, 퇴행성관절염, 통풍, 류마티스관절염, 세균 감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환자들 사이에서는 관절액을 한 번 빼면 계속 물이 차거나 무릎이 약해진다는 이야기도 퍼져 있다. 그러나 관절액을 빼는 행위 자체가 반복적인 관절삼출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염증이나 조직 손상 등 관절액을 증가시킨 원인이 남아 있으면 다시 차오를 수 있다.

 

수원 S서울병원 김종우 병원장은 “무릎의 물을 뺐기 때문에 다시 차는 것이 아니라 관절 안에서 염증을 일으킨 원인이 해결되지 않아 재발하는 것”이라며 “관절액을 제거하는 데만 그치지 말고 왜 물이 찼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릎 속 윤활액, 염증 생기면 과도하게 늘어날 수 있어

 

정상적인 무릎 관절 안에는 관절면의 마찰을 줄이고 움직임을 부드럽게 만드는 소량의 활액이 존재한다. 그러나 관절에 충격이나 손상이 생기거나 활액막에 염증이 발생하면 활액 생성이 증가할 수 있다.

 

눈에 먼지가 들어갔을 때 눈물이 많이 나는 것처럼 무릎도 자극과 염증에 반응해 관절액을 더 만들어낸다. 이때 무릎이 붓고 묵직해지며, 관절을 끝까지 굽히거나 펴기 어려워질 수 있다.

 

젊은 층에서는 달리기와 등산, 축구, 테니스 등 반복적인 운동이나 반월상연골판·인대 손상이 원인이 되는 사례가 많다. 중장년층에서는 퇴행성관절염에 따른 활액막 염증이 흔하다. 갑작스럽게 심한 통증과 부종이 나타났다면 통풍이나 가성통풍 같은 결정성 관절염도 확인해야 한다.

 

다친 직후 짧은 시간 안에 무릎이 크게 부었다면 단순한 활액 증가가 아니라 관절 안에 피가 고인 혈관절증일 가능성도 있다. 십자인대 파열이나 골절, 반월상연골판 손상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체중을 싣기 어렵거나 무릎이 휘청거린다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

 

김 병원장은 “관절삼출이 심하면 관절 안 압력이 높아져 통증이 커지고 무릎 운동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며 “통증 때문에 다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허벅지 근육이 약해져 무릎의 안정성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릎 물, 왜 찼는지 확인해야

 

관절액이 찼다고 해서 모든 환자가 반드시 물을 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부종이 많지 않고 일시적인 과사용이 원인이라면 활동량을 줄이고 냉찜질과 압박, 다리 올리기 등의 보존적 관리로 호전되기도 한다.

 

반면 무릎이 팽팽하게 부어 통증이 심하거나 굽히고 펴기 어려운 경우에는 의료진이 관절천자를 고려할 수 있다. 관절천자는 바늘을 이용해 관절액을 채취하거나 제거하는 처치다. 많은 양의 관절액을 제거하면 압박감과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관절천자의 또 다른 목적은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다. 채취한 관절액의 색과 점도, 백혈구 수 등을 살피고 필요에 따라 세균배양검사나 결정검사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세균성 관절염, 통풍·가성통풍, 외상으로 인한 출혈 등을 감별할 수 있다.

 

물을 뺀 뒤에는 퇴행성관절염과 연골판 손상, 인대 파열, 통풍 등 관절삼출을 일으킨 원인을 치료해야 한다. 원인에 따라 약물치료, 운동치료, 주사치료, 보조기 착용이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관절천자는 무균 상태에서 시행해야 한다. 집에서 주사기로 직접 빼거나 비의료인에게 처치를 받으면 세균이 관절 안으로 들어가 감염성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관절천자도 출혈이나 감염 위험이 매우 낮지만 존재하므로, 항응고제 복용 여부와 피부 감염 상태 등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김 병원장은 “관절액을 뺀 뒤 일시적으로 편해졌더라도 원인 질환을 치료하지 않으면 다시 부을 수 있다”며 “반복적으로 물이 차는 환자는 엑스레이와 초음파, 자기공명영상검사 등을 통해 연골과 인대, 반월상연골판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붓고 뜨거운 무릎에 발열까지…감염성 관절염은 응급질환

 

무릎이 붓고 열감이 있다고 해서 모두 감염은 아니다. 퇴행성관절염이나 통풍에서도 붓기와 열감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한쪽 무릎에 갑작스럽고 심한 통증이 생기면서 피부가 붉어지고 열이 나거나 오한과 몸살 증상이 동반된다면 세균성 관절염을 우선 배제해야 한다.

 

세균성 관절염은 세균이 관절 안에 침투해 급성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치료가 늦어지면 연골과 관절 조직이 빠르게 손상될 수 있어 신속한 관절액 검사와 항생제 치료, 배농 처치가 필요하다. 갑자기 한 관절이 심하게 아프고 붓거나 발열·오한이 동반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사람이나 당뇨병·면역저하 질환이 있는 사람, 최근 관절 수술이나 주사치료를 받은 사람은 감염 위험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무릎을 다친 뒤 체중을 전혀 싣지 못하거나 무릎이 잠겨 펴지지 않는 경우, 관절 모양이 변한 경우도 응급 평가가 필요하다. 종아리까지 갑자기 붓고 통증이 생기거나 호흡곤란이 동반된다면 혈전성 질환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집에서는 무릎을 과하게 굽혀 관절액을 확인하거나 강하게 주무르지 않는 것이 좋다. 무릎뼈를 눌러 출렁이는 느낌을 확인하는 검사가 있지만, 환자가 시행한 결과만으로 관절삼출의 양이나 원인을 판단할 수는 없다.

 

김 병원장은 “무릎이 부었을 때는 운동을 중단하고 냉찜질을 하면서 변화를 관찰하되 부종과 통증이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열이 나고 무릎이 뜨겁고 붉어지거나 걷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하면 단순한 관절염으로 생각해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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