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아이, '삐었다'고 넘기면 성장판 손상 위험(2026.05.29 - 스포츠월드)

넘어진 아이, ‘삐었다’고 넘기면 성장판 손상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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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의 근골격계 손상은 흔하다. 특히 아이가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 통증을 호소할 때 보호자는 단순 타박상이나 염좌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성장기 아이의 뼈는 성인의 뼈와 다르다. 뼈의 길이 성장을 담당하는 성장판, 즉 골단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성장판은 뼈 끝부분에 위치한 연골성 조직으로, 손상 정도에 따라 성장장애나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판단이 중요하다.
 
수원S서울병원 김종우 병원장의 도움말로 소아 골절에서 보호자가 놓치기 쉬운 증상, 확인 방법, 치료 원칙을 알아봤다.
 
김 병원장은 소아의 뼈는 성인의 축소판이 아니다. 성장판의 존재로 인해 손상 양상, 예상되는 합병증, 치료 방법까지 성인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소아 골절의 특징은 회복력이 빠르다는 점인데 아이의 뼈는 성인보다 골막이 두껍고 탄력성이 커서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좋다. 뼈가 약간 어긋나더라도 성장 과정에서 스스로 모양을 회복하는 재성형 능력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어긋남이 심하지 않은 골절은 깁스 등 비수술 치료만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성장판이 함께 다친 경우”라고 설명했다.
 
성장판 골절은 대개 즉각적인 진료가 필요하며,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다친 쪽 팔다리가 짧아지거나 휘어질 수 있어서다.




◆계속 아파하거나 절뚝이면 ‘의심’
 
아이들은 통증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괜찮다”고 말해도 다친 부위를 쓰지 않으려 하거나, 걷는 모양이 달라지거나, 특정 관절 주변을 만질 때 심하게 아파하면 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성장판 골절에서 흔히 보이는 증상은 지속적인 통증, 부기, 열감, 압통, 팔다리 모양의 변형, 다친 부위에 체중을 싣지 못하는 상태 등이다. 김 병원장은 성장판 골절의 대표 증상으로 지속 통증, 절뚝거림, 부기와 압통, 팔다리 변형, 움직임 제한을 말한다.
 
그는 “특히 손목, 팔꿈치, 발목, 무릎 주변 통증은 성장판 손상 여부를 함께 봐야 한다. 성장판은 관절 가까이에 위치하기 때문에 “관절을 삐었다”고 생각한 부위가 실제로는 성장판 골절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성인이라면 인대 손상으로 끝날 충격도 아이에게는 성장판 손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Mayo Clinic은 성장판이 주변 인대나 힘줄보다 약할 수 있어 성인에게 염좌를 일으킬 정도의 손상이 아이에게는 성장판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성장판 위치와 골절 방향 체크해야
 
소아 골절 진단에서 중요한 것은 ‘부러졌는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골절선이 성장판을 지나가는지, 관절면까지 침범했는지, 뼈의 축이 틀어졌는지, 다친 부위가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 부위인지까지 함께 판단해야 한다.
 
성장판 손상은 살터-해리스 분류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성장판만 다쳤는지, 골간단이나 골단까지 침범했는지에 따라 예후와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 
 
문제는 성장판이 연골성 조직이라 일반 엑스레이에서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엑스레이상 큰 이상이 없어 보여도 통증과 부기가 계속되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반대쪽 정상 부위와 비교 촬영을 하거나, 골절 양상이 애매한 경우 CT·MRI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관절 가까운 부위의 손상, 통증이 심한데 영상 소견이 불명확한 경우, 성장판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더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
 
국내 건강보험 자료를 분석한 소아·청소년 골절 연구에서도 아래팔, 손목·손 부위 골절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아이들이 넘어질 때 손을 짚는 경우가 많고, 야외활동·스포츠 활동 중 상지 손상이 잦기 때문이다. 해당 연구는 3년간 소아·청소년 골절 발생이 약 189만 건, 연평균 약 63만 건으로 등록됐다고 보고했다.
 
김종우 병원장은 “성장판 손상은 치료 직후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 차이나 변형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초기 진단에서 성장판 침범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추적 관찰까지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확한 정복’과 ‘불필요한 손상 방지’가 우선
 
소아 골절 치료의 목표는 성장판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뼈의 길이와 축을 바르게 맞추는 데 있다. 아이의 뼈는 회복과 재성형 능력이 좋기 때문에 모든 골절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어긋남이 크지 않고 성장판 침범이 적은 경우에는 깁스나 부목 고정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뼈가 많이 어긋났거나, 성장판과 관절면을 함께 침범했거나, 정렬이 맞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무리한 반복 정복이다. 골절 정복은 어긋난 뼈를 제자리로 맞추는 과정이다. 하지만 성장판 주변 골절에서 여러 차례 힘을 주어 반복 정복하면 오히려 성장판에 추가 손상을 줄 수 있다. 손상 후 시간이 오래 지나면 뼈가 붙기 시작해 정복이 더 어려워질 수 있고, 최적의 수술 시기를 놓칠 위험도 커진다.
 
김종우 병원장은 “소아 골절은 빨리 붙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늦게 오면 치료 선택지가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성장판 골절이 완전히 유합되기 전에는 추가 손상을 막기 위해 체중 부하를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의 골절은 대부분 잘 회복된다. 그러나 “아이니까 금방 낫겠지”라는 판단은 위험할 수 있다. 넘어짐 뒤 통증이 지속되거나, 관절 주변이 붓고, 걷거나 팔을 쓰는 모습이 달라졌다면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