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못 들 정도로 아픈데 오십견?”… 어깨 석회성건염, 방치하면 통증 반복
입력 2026-05-13 08:51:41 수정 2026-05-13 08:51:40
어깨가 갑자기 찢어질 듯 아프고 팔을 들어 올리기 어려우면 많은 사람이 먼저 오십견을 떠올린다. 하지만 중장년층에서 반복되는 어깨 통증이 모두 오십견은 아니다. 밤에 통증이 심해 잠을 설치거나, 특별히 다친 적이 없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팔을 움직이기 어려워졌다면 ‘어깨 석회성건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석회성건염은 어깨 힘줄, 특히 회전근개 부위에 칼슘 성분의 석회가 쌓이면서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석회성건염의 경우 X-ray에서 어깨 주변에 뼈 음영과 비슷한 하얀 석회가 관찰될 수 있으며, 양측 어깨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김경훈 수원 S서울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석회성건염은 단순 근육통처럼 시작되기도 하지만, 석회가 흡수되는 과정에서 염증 반응이 강하게 나타나면 응급실을 찾을 정도의 극심한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어깨 통증이 갑자기 심해졌거나 밤에 통증이 뚜렷하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석회성건염이 오십견과 헷갈리는 이유는 둘 다 어깨 통증과 운동 제한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다만 오십견은 어깨 관절낭이 굳어 전반적인 관절 운동 범위가 줄어드는 질환인 반면, 석회성건염은 힘줄에 생긴 석회와 염증이 주된 원인이다. 오십견처럼 팔이 굳었다고 생각해 무리하게 스트레칭만 반복하면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석회성건염은 증상이 늘 일정하지 않다. 석회가 쌓이는 시기에는 별다른 통증이 없다가, 석회가 녹거나 흡수되는 과정에서 갑자기 통증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어제까지 괜찮았는데 갑자기 팔을 못 들겠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김 원장은 “어깨 석회는 크기만으로 치료 방향을 정하지 않는다”며 “석회의 위치, 염증 정도, 통증 강도, 팔을 움직일 수 있는 범위, 회전근개 손상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석회가 있으니 수술해야 한다’거나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낫는다’고 판단하는 것은 모두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진단에는 X-ray와 초음파 검사가 주로 활용된다. X-ray로 석회 침착 여부를 확인하고, 초음파로 힘줄 상태와 염증 정도를 함께 살필 수 있다. 통증이 오래 지속되거나 회전근개 파열 등 다른 질환이 의심될 때는 MRI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치료는 대부분 비수술적 방법에서 시작한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냉·온찜질, 주사치료 등을 통해 통증과 염증을 조절한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피부 밖에서 충격파를 전달해 석회 주변 조직의 회복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김경훈 “통증이 심하다고 바로 수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반복되거나, 석회가 크고 단단해 일상생활 제한이 계속되거나, 회전근개 손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관절경을 이용해 석회를 제거하는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며 “보존적 치료에 호전이 없고 증상이 지속되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깨 석회성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어깨를 갑자기 과사용하지 않는 습관이 중요하다.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들거나, 팔을 어깨 위로 오래 올리는 동작, 준비운동 없는 갑작스러운 운동은 어깨 힘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운동 전에는 어깨 주변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고,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팔을 돌리거나 근력운동을 반복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김경훈 원장은 “어깨 통증은 참는다고 해결되는 질환이 아니다”며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하거나 팔을 들어 올리는 동작이 갑자기 어려워졌다면 오십견으로 단정하지 말고 석회성건염, 회전근개 질환 등 다른 원인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